물 강좌(17): 식물은 빙결(氷結)에 어떻게 견디는가?
생명은, 액체로서의 물이, 충분히 공급되는 환경에 있어서만 유지되는 것이라고 이미 다 말했다. 그렇지만 지구는 항상 그와 같은 환경이 있는 것만 아니다. 남북의 양극에 가까워질수록, 또는 산의 해발(海拔)이 높을수록, 기온은 급격히 낮아진다. 거기는 눈과 얼음의 세계이다.
이와 같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기후에 잘 적응하고, 생존을 이어나가는 것이 적지 않다. 먼저 동물은 예리한 온도감각과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존 가능한 적지(適地)를 알고, 이동할 수 있다.
한편 엄동설한 기에는, 포유동물의 어떤 종(種)은 생활 활동을 거의 정지하고, 적당한 보온지(保溫地)에서 월동(越冬), 즉 동면(冬眠)한다. 그러나 식물은 본래 이동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난(寒暖)의 환경에 노출되어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산악지대는 높이에 따라, 식물분포가(수직분포라고도 한다) 달라진다. 평지에서 해발 500m이하를 저지대(低地帶), 500~1500m을 저산대(低山帶), 1500~2500m을 아고산대(亞高山帶), 고산대(高山帶)로 높아짐에 따라, 내한성이 높은 수종(樹種)이 선택되어진다.
고산대(高山帶)에서는 저온(低溫)뿐만이 아니라, 건조(乾燥)나 강풍(强風)에도 견디지 못하면, 따라서 나무는 살아남지 못한다. 그래서 예를 들면 상록(常綠)침엽(針葉)의 저(低)목(木)인 “눈잣나무”가 수림(樹林)의 한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정상(頂上)의 능선(稜線)에는, 지의류(地衣類)나 조류(藻類)가 생활하고 있다. 이 경우, 수직분포는 위도가 올라갈수록 분포한계의 높이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예를 들면 남부산악지대의 고산대의 한계는 북부산악지대의 고산대에 비해 낮아진다.
또 광엽수(廣葉樹)에 대하여, 침엽을 가진 눈잣나무나 노송나무 같은 침엽수이다. 침엽수는 광엽수보다도 한랭(寒冷)에 강하다. 그것은 침엽이 광엽에 비해서 표면적이 아주 적고, 또 광엽과 크기가 달라 기공이 표면에서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증산(蒸散)하기 어렵다. 이것은 한랭(寒冷)과 건조에 잘 적응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가문비나무나 분비나무는 아한대에 생육할 수 있는 상록 침엽수임에 대하여, 낙엽송은 저산대(低山帶)에서 아고산대(亞高山帶) 모두에 생육하는데 동계(冬季)에는 낙엽이 지기 때문에, 한층 내한성이 강하다.
남북 양(兩)반구에 살고 있는 침염수의 내한성을 보면, 눈잣나무과의 수종(樹種)은 특히 내한성이 강해, 섭씨<-70도>에서도 견디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내동성(耐凍性)이란, “세포외의 수분”이 동결(凍結)을 해도, 생존할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세포외에 얼음이 형성되면 세포는 탈수되어 수축한다. 이 탈수에 의해서 세포내액은 농축되어, 이것이 빙점을 낮추기 때문에, 세포내의 동결을 면하고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또 세포내의 동결을 막는 물질, 예를 들면 글리세린이 축적하면, 한층 더 내동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식물의 내동성은 세포막 물의 투과성에 크게 의존하여, 물의 투과성이 높은 것, 즉 세포외 동결에 의하여 탈수되기 쉬운 세포일수록 내동성은 높다.
예를 들면 내동성이 비교적 낮은 감자는 수분이 세포 밖으로 나오는 (탈수)비율이 약 50%인 것에 비해, 내동성이 비교적 높은 “밀”은 탈수비율이 약 90%로 높다. 한편 식물에 따라서는 반대로 세포의 대사활성을 높이고, 외기(外氣)에 따라서도 체온을 높임으로서 동결을 피하는 예가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토란과의 “좌선초”(坐禪草) 육화수(肉花穗)의 온도는 외기온도보다 높아 세포내의 동결이 방어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냉각온도가 한층 더 낮아지면, 세포외의 동결은, 세포막을 투과하여 세포내로 들어가, 순간적으로 전세포가 얼어버린다. 이 세포내의 동결은, 세포에 있어서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급속히 냉각된 빙(氷)의 결정(結晶)이, 극히 미소(微小)하다면, 그 세포는 융해시켰을 때, 다시 살아난다. 이 기술은 정자(精子)나 수정란(受精卵), 조직의 편(片) 등의 냉동보존에 응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세포의 냉동은 빙결정생장의 방식에 따라, 생명에 대한 작용은 크게 다르다. 세포내 동결은, 물의 빙결이 체적의 증가를 수반함으로, 세포원형질의 구조가 파괴되어, 생명질서가 상실되는 것이 세포사의 주된 원인임이 분명하다.
(자료: 中村運<세포생명의 메커니즘> 培風館.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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